13. 배와 가슴 [腹心] [🔒 무료 미리보기]
우리는 똑똑한 사람을 두고 머리가 좋다고 하며,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을 두고 머리에 든 것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표현이 비유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지요. 현대인들에게는 머릿속에서, 더 자세하게는 두뇌에서 사고를 주관한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뇌가 없다’, ‘뇌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머리에 [뇌 대신] 우동사리가 들었다’ 같은 상스러운 말에서도 이러한 전제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나라 및 그 이전의 문헌에서 뇌腦를 검색해 보면 인간의 사고 능력과 연관이 있다는 암시를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뇌腦는 대개 전쟁의 참상을 묘사하는 관용어로서 ‘간과 뇌가 땅에 뒹군다’ 같은 말로 쓰입니다.
어쨌든 한나라 사람들도 인간의 몸 어딘가에서 사고가 작용하고 지식이 쌓인다는 생각은 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부위는 어디였을까요? 구체적인 용례를 찾으러 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