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팸플릿4 〈미남전〉 서문
주아周雅가 말한다:
아! 나는 일찌기 서한西漢 사람 한영韓嬰의 《한시외전韓詩外傳》을 읽다가 선비의 다섯 가지 덕목을 논하는 데 이르면 책을 덮고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영嬰은 ‘용모가 아름다운 자로서 그 아름다움을 조정을 통솔하고 백성을 돌보는 데 쓰지 않고 도리어 여자들을 유혹하고 욕망을 좇는 데 쓰는 사람’을 꾸짖었으니, 이는 실로 여자들을 유혹하는 남자의 아름다움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은 것이다. 영은 《시詩》를 연구하여 명성을 얻고 태학太學에서 그의 학문을 전수하는 박사博士관이 설치될 만큼 일가를 이룬 학자인즉 서한에서 그의 저술이 어찌 헛된 자의 말로 취급받았겠는가? 아雅가 가만히 살펴보기로 사마천司馬遷이 《사기史記》 〈영행열전佞幸列傳〉에서 남자가 아름다운 용모로 벼슬길에 오를 수 있다고 쓴 것은 오히려 무제武帝를 위하여 휘諱한 바가 있고 가히 진실된 사관의 기록이라고 칭하기에는 부족하다. 그 까닭은 서한에서 남자는 아름다운 용모로 벼슬길에 오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나라를 흔들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게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며, 이와 같은 일이 특히 무제 때에 심하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경국지색傾國之色의 색色은 정녕 여자의 미색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 것이니, 반고班固가 《한서漢書》 〈영행전佞幸傳〉에서 남색男色이라고 일컬은 바와 같다.
앞서 《사기》와 《한서》에서는 〈영행전〉을 편찬하여 황제의 측근으로서 아름다운 용모로 황제에게 사랑을 받고 금중禁中에 출입하여 황제와 잠자리를 함께 한 남자들의 행적을 수록하였다. 그러나 어찌 황제의 침소에만 미남이 있었겠는가! 무릇 서한이 흥할 때에 제도를 기초한 자도 미남이었으며, 망할 때에 황제를 현혹한 자도 미남이었다. 미남이 아니면 단번에 군주의 마음을 얻기 어려우니, 남자가 키가 크고 얼굴이 아름답지 못하면 아무리 선한 마음과 훌륭한 재주를 지녔다 하여도 어찌 나라에 이익이 되겠으며, 아무리 악한 마음과 나쁜 꾀를 지녔다 하여도 어찌 나라에 해가 되겠는가! 서한의 흥망에 미남이 있음이 명백한즉 아름다운 용모로 인하여 발탁되고 중책을 맡은 자들을 모아서 따로 기록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미남의 풍채를 보이기 위해 그림과 함께 〈미남전〉을 저술하여 이로써 용모 꾸미기를 가볍게 여기는 남자들에게 족히 경계가 되고자 한다.
- 〈미남전〉은 2019년 7–8월에 발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