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 여성의 작위
목차
0. 서론
명부命婦의 시초라고 할 만한 것은 《예기》 〈곡례 하〉와 이를 인용한 채옹의 《독단》에 나옵니다.
| 남편의 신분 | 정실의 칭호 |
|---|---|
| 천자天子 | 후后 |
| 제후諸侯 | 부인夫人 |
| 대부大夫 | 유인孺人 |
| 사士 | 부인婦人 |
| 서인庶人 | 처妻 |
하지만 이 체계가 정말 작동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우선 Chinese Text Project에서 유인孺人을 검색해 보면 오로지 이 규범의 형태로만 나오고, 다른 용례를 찾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인婦人은 특정한 지위를 나타내기보다 일반적으로 여성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태후도 그냥 부인婦人입니다.
이 글에서는 《한서》와 《후한서》에 실제로 나오는 여성들의 작위에 관한 명칭을 찾아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내명부
1.1. 황제의 정실
명칭 자체는 매우 자명하지만, 진대의 태후太后로 시작하여 한대에 황후皇后와 태황태후太皇太后가 갖추어져 완성되었다는 점을 특기할 만합니다.
| 황제와의 관계 | 명칭 |
|---|---|
| 조모 | 태황태후太皇太后 |
| 모친 | 황태후皇太后 |
| 적처 | 황후皇后 |
이 명칭을 구체적인 칭호로 만들기 위해 앞에 어떤 말을 붙여야 할지는 좀 더 살펴볼 만합니다.
시호
서한에서는 황후에게 별도의 시호를 붙이지 않고, 남편인 황제의 시호만을 따랐습니다. 예외적으로 선제가 자신의 증조모 위자부와 적처 허평군을 각각 무사황후武思皇后와 공애황후恭哀皇后로 칭했습니다. 다른 예외로는 남편 고제가 아닌 아들 효문제의 시호로 불리는 효문태후孝文太后 박씨가 있는데, 이 경우는 고제의 정실 여씨가 이미 고후高后를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동한 때부터는 남편인 황제의 시호에 황후 본인의 시호가 더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광무제의 황후 음려화는 광렬光烈이라는 시호를 받았습니다. 이 경우는 한 황제의 여러 부인이 각각 황후로서의 시호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영제의 측실 왕영이 영회황후靈懷皇后로 추존되는 것과 같은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1.2. 황제의 측실
《한서》 〈외척전〉과 《후한서》 〈황후기〉를 참조하여 열심히 표를 그립시다.
1.2.0. 진한교체기
한 초에는 진대의 후궁 제도를 따랐습니다. 측실은 대개 부인夫人으로 칭했고, 그외에 미인美人, 양인良人, 팔자八子, 칠자七子, 장사長使, 소사少使를 두었습니다.
1.2.1. 서한
이후 무제가 첩여婕妤 등을 신설하고 원제가 소의昭儀를 추가함으로써 서한의 후궁 14등제가 완성됩니다.
| 등급 | 명칭 | 직위 | 작위 |
|---|---|---|---|
| 1 | 소의昭儀 | 승상 | 왕 |
| 2 | 첩여婕妤 | 상경(어사대부) | 열후 |
| 3 | 형아娙娥 | 중2,000석 | 관내후 |
| 4 | 용화傛華 | 진2,000석 | 대상조 |
| 5 | 미인美人 | 2,000석 | 소상조 |
| 6 | 팔자八子 | 1,000석 | 중경 |
| 7 | 충의充依 | 1,000석 | 좌경 |
| 8 | 칠자七子 | 800석 | 우서장 |
| 9 | 양인良人 | 800석 | 좌서장 |
| 10 | 장사長使 | 600석 | 오대부 |
| 11 | 소사少使 | 400석 | 공승 |
| 12 | 오관五官 | 300석 | |
| 13 | 순상順常 | 200석 | |
| 14 | 무연無涓, 공화共和, 오령娛靈, 보림保林, 양사良使, 야자夜者 | 100석 | |
| 등급외 | 상가인자上家人子 | ||
| 중가인자中家人子 | 두식 |
11등급 소사少使까지가 후궁의 대우를 받고, 12등급 오관五官 이하는 일반 궁인으로 여겨진 듯합니다.
여관으로는 장어長御, 학사사學事史 등의 명칭을 산발적으로 찾을 수 있으나 구체적인 체계는 알 수 없습니다.
1.2.2. 신
왕망은 스스로 황제가 된 뒤 주나라의 예를 따라 120명 정원의 후궁 제도를 갖추었습니다.
| 명칭 | 정원 | 직위 |
|---|---|---|
| 부인夫人 (화빈和嬪, 미어美御, 화인和人 각 1인) | 3 | 공 |
| 빈嬪 | 9 | 경 |
| 미인美人 | 27 | 대부 |
| 어인御人 | 81 | 원사 |
1.2.3. 동한
광무제는 서한 때에 비해 봉록을 크게 줄였습니다.
| 명칭 | 직위 | 봉록 |
|---|---|---|
| 귀인貴人 | 금인자수(제후왕) | 수십 곡斛 이하 |
| 미인美人 | 없음 | 없음 |
| 궁인宮人 | 없음 | 없음 |
| 채녀采女 | 없음 | 없음 |
1.3. 황태자의 처첩
서한에서 황태자의 처첩은 아래와 같이 3등급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 등급 | 명칭 |
|---|---|
| 1 (정실) | 비妃 |
| 2 (측실) | 양제良娣 |
| 3 (측실) | 유자孺子 |
황손의 경우 처첩의 칭호와 지위를 따로 두지 않고 모두 가인자家人子라고만 칭했습니다.
동한 때는 황태자의 정실과 측실에 대한 언급이 따로 없습니다.
2. 외명부
2.1. 제후왕의 정실
서한에서는 왕의 정실과 후계자도 황제와 마찬가지로 후后와 태자太子라고 했지만, 동한 때는 신분의 구별을 강화하여 명칭에 엄격한 차이를 두었습니다.
| 신분 | 서한의 명칭 | 후한의 명칭 |
|---|---|---|
| 제후왕의 정실 | 왕후王后 | 왕비王妃 |
2.2. 종실의 딸
한대에 황제의 딸에게 작위를 줄 때 모친의 신분에 따른 적서의 차이는 따로 없었습니다.
| 신분 | 서한의 작위 | 동한의 작위 | 작위 |
|---|---|---|---|
| 황제의 고모, 자매 | 장공주長公主 | 장공주長公主 | 왕 |
| 황제의 딸 | 공주公主 | (현)공주縣公主 | 열후 |
| 왕의 딸 | 옹주翁主 | 향공주鄉公主, 정공주亭公主 |
황제의 고모는 장공주長公主라고 했지만 예외적으로 무제의 고모 유표는 크게 권세를 누리면서 태주太主라고 불렸습니다.
동한 시기에 들어 다양해진 공주의 종류는 후의 등급이 열후列侯 > 향후鄉侯 > 정후亭侯 셋으로 세분화된 것에 대응합니다. 열후는 한 현縣을 봉국으로 받고, 향후와 정후의 봉국은 그보다 작은 단위인 향과 정이 됩니다.
2.3. 외척 여성
한대에는 여성에게 군君이라는 작위를 주었는데, 대개 황제의 외조모가 남편과 이미 사별한 경우에 받았습니다. 서한 무제의 외조모 평원군平原君, 선제의 외조모 박평군博平君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남편이 살아있으면 남편이 열후의 신분을 받았습니다.
예외적으로 동탁은 권력을 잡은 뒤 자기 집안 여성들을 손녀까지 모두 군君으로 봉했습니다.
| 신분 | 작위 | 비고 |
|---|---|---|
| 황태후의 모친, 태황태후의 자매 등 | 군君 | 장공주長公主와 동급 |
2.4. 관료들의 부인
한대에는 여기에 해당하는 체계가 없고 모두 부인夫人이라고만 했습니다. 남편의 관직에 따라 부인의 등급 명칭 국부인, 군부인, 현군 등으로 세분화되는 것은 당대의 일입니다.
3. 결론
서한에서 동한으로 가면서 내명부가 간략해지고 외명부가 약간 복잡해진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차이는 없고 후대에 비하면 매우 소략합니다. 적서 차별과 관품 제도가 더 정교해져야 부인과 딸의 등급을 더 확실하게 나눌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