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야기를 합니다.

3-1. 거울을 보는 사이에

3-1. 거울을 보는 사이에

건안10년 봄 정월, 업에서.

주아
주아 《한서》 파는 사람

원담을 처형하고 기주를 평정한 후 업으로 돌아온 조조는 진궁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기가 없는 동안 그가 안 하던 짓을 한다는 보고를 받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늘 풀고 있던 머리를 올려서 건으로 싸매고 있었다.

조조는 진궁을 한참 쳐다보고 헛기침을 하다가 겨우 말을 꺼냈다.

“품고 싶으면 품어도 돼.”

“뭐라고요?”

“뭘 그렇게 놀라? 설마 고가 질투할 것 같았어?”

“대체 무슨 소리예요?”

진궁이 모르는 척 둘러대는 것도 귀여웠으나 조조는 엄격함을 되찾았다.

“고한테 차여 놓고 벌써 다른 사람을 찾는 게 좀 지조 없어 보이기는 한데, 그 정도는 고의 관대함으로 이해해 줄 수 있어.”

“공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점점 더 모르겠네요. 내가 공한테 차였다는 건 또 뭐예요?”

“계속 잡아떼기야? 시자가 넷이나 되는데 제일 작고 순해 보이는 여자애 하나만 붙잡고 자꾸 말을 걸면 그 속이 빤하지. 지금 이 머리도 걔한테 해 달랬지?”

진궁은 조조의 뜻을 그제야 알아차렸다.

“그건 맞는데…… 기가 막혀서. 내가 공 같은 줄 알아요?”

“경도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안 가리잖아?”

“그렇긴 한데…… 정말 공의 착각을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조조는 진궁이 긍정과 부정을 계속 번복하자 짜증이 나서 소리를 높였다.

“고가 착각한 거라면 고가 없는 동안 시자 이름은 왜 묻고 오늘 머리는 왜 올렸는데?”

“내가 공한테 그 이유를 말해야 해요?”

“당연하지. 경이 얘길 안 하면 시자를 족쳐 볼까? 공대하고 짜고 고한테 보고를 안 한 게 있는지.”

“그런 거 없어요. 끝까지 나한테 한마디도 안 하던데.”

결국 진궁은 말을 하기는 할 것이었다.

“먼저 내가 공한테 차였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부터 설명해 주세요.”

이번에는 조조가 말을 더듬었다.

“그러니까, 내가 공대하고 마지막으로 봤을 때…”

진궁이 조조를 끌어안았고, 조조는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빠져나와서 어색하게 돌아갔다.

“그때도 충격이 커 보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였을 줄은 몰랐지.”

진궁이 입술을 깨무는 것을 보고 조조는 아픈 곳을 찌르기는 한 것 같아서 기꺼이 미안해질 뻔했다.

“아무튼 경은 왜 그랬는데?”

어쨌든 조조에게는 당장의 호기심이 가장 중요했다. 그날 진궁이 자기에게 달려들기 전에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생각이 닿지 않았다.

“적어도 담장 안에서 공이 없는 동안엔 내가 사람이라고 착각해 보고 싶어서요.”

억지로 대답한 진궁은 머리에 쓰고 있던 건을 벗어서 집어던지면서 내뱉었다.

“월궤刖跪가 사람인 척해 보려던 게 잘못이지.”

조조는 가만히 있었다. 진궁이 이 화제를 꺼낸다면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은 용케도 학습했다. 물론 이것은 그의 인내심을 많이 소모하는 일이었다.

“역시 귀신이 되는 수밖에 없어.”

“왜 또 그런 소리야?”

“공이 지금 와서 나를 사람으로 되돌려 놓진 못해도 귀신으로 만들어 줄 순 있잖아요.”

이 말을 듣고 잠깐이나마 그는 진궁의 소망을 이루어줄 뻔했다. 진궁도 그의 웃음 사이로 지나간 짧은 순간을 알아차렸다.

“아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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