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야기를 합니다.

3-7. 손님  [🔒 무료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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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안13년 봄 정월, 업에서.

주아
주아 《한서》 파는 사람

진궁은 왜 뜰에 나와 있느냐고 조조가 캐묻기 전에 미리 말했다.

“밖에서 향기가 나서 공이 오신 걸 알았어요.”

조조는 기분이 좋아져서 받아 주었다.

“사공부 후원에 매화가 많이 피었어.”

진궁도 열심히 호응했다.

“궁금하네요. 꽃 붙은 가지라도 하나 보여주시면 안 돼요?”

하지만 조조는 펄쩍 뛰었다.

“살아 있는 나무에서 가지를 꺾어 오라니 경은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소리를 할 수 있어?”

진궁은 할 말을 잃고 한 손으로 지팡이를 만지작거리면서 조조를 바라볼 뿐이었다. 조조는 정색을 하고 더 중요한 이유를 덧붙였다.

“봄에 매화를 따 버리면 그만큼 여름에 매실을 못 먹잖아.”

“네…”

건성으로 대답하던 진궁은 갑자기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팔을 뻗어 조조의 어깨를 스쳤다. 조조는 인상을 썼다. 진궁이 귀엽기는 해도 자기 몸에 손을 대는 것을 웃으면서 넘어가 줄 수 있는 때는 지났다.

“한동안 얌전하게 군다 싶었는데 나쁜 버릇이 또 도졌어?”

진궁은 뜻밖에 조조가 미는 대로 밀려 넘어졌다. 곧이어 조조의 옷깃에서 매화 이파리가 팔랑거리며 떨어졌다. 빨간 옷에 빨간 꽃잎이라서 붙어 있는 줄도 몰랐다.

“설마 이걸 갖겠다고 덤벼든 거야?”

“내 몸이 쓸모는 없지만 그 정도는 가져도 될 줄 알았어요.”

“갖고 싶었으면 달라고 말을 했어야지.”

진궁은 말 없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조조를 올려다보았다. 청순해 보이는 것은 보기 좋았으나 한때 지혜를 뽐내던 이가 자기를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은 듣기에 편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뻗대 주어야 꺾는 맛도 나는 법이었다.

“어서 일어나.”

그때부터 조조는 진궁의 쓸모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