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운명의 화살
동현董賢은 환약을1 물고서 상上이 누운 침상 위로 몸을 포갰다. 약을 받아 먹은 상은 그대로 현의 입술을 핥고… 혀를… 빨았다……
“…….”
“어서 다음 부분도 읽어.”
진궁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 조조가 손가락으로 배를 꾹꾹 찌르며 채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은 현을 놓아 주고 헉헉거렸다. 현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상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평소엔 이렇게 빨리 끝내신 적이 없었는데…… 정사를 보시느라 옥체가 많이 약해지셨나 봐요.”
진궁의 목소리도 약해졌다. 조조는 훌쩍거리며 말했다.
“슬픈 대목이잖아. 감정을 좀 살려 봐.”
“그런 건 사람한테 시키시고요.”
“고孤가 하는 걸 잘 봐.”
조조는 누운 채로 열연했다.
상은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
“짐朕이 서왕모西王母2께 빌어야겠구나. 불사약을 얻어서 공公과 영원히 같이 있게……”
“이제 경卿이 다시 해 봐.”
‘공公과 영원히 같이 있게’라는 대사를 진궁에게도 시키겠다는 수작이었다.
“공公이 벌써 다 외우고 있으니까 내가 읽어 드릴 필요는 없겠네요.”
진궁은 들고 있던 죽간을 아예 돌돌 말아서 조조의 옷깃 사이로 꽂았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는 《한서》 〈애제기〉에도 〈영행전〉에도 안 나왔던 것 같은데요. 이거 대체 누가 썼어요?”
조조는 둘러대었다.
“우리 집 셋째…… 아니, 첫째 놈이 썼지.”
하지만 진궁은 쓸데없이 날카로웠다.
“공公이 쓴 게 아니라요?”
“어떻게 알아?”
“공公이 나한테 읽으라고 시킨 글이 한둘이 아니잖아요.”
조조는 당황하면서도 뿌듯했다. 신작을 꾸준히 읽힌 보람이 있었다.
진궁은 조조의 머리를 밀어냈다.
“이제 좀 일어나요. 계속 받치고 있기 무거워요.”
“싫어.”
“내 다리가 애제哀帝의 소매3예요?”
진궁의 말에 놀란 조조는 투덜거리면서 일어났다.
“공대는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말을 할 수 있어? 사람도 아니야, 정말.”
- 이 글은 리퀘스트 “애제 유흔과 동현의 이야기”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