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야기를 합니다.

외전. 만다린 진저 티

외전. 만다린 진저 티

화이트 크리스마스

주아
주아 《한서》 파는 사람

진궁은 마루에 나와 화로 옆에 앉아 있었다. 마당에 눈이 쌓이는 동안 그의 눈은 줄곧 외진 구석을 향했다.

그의 의지로 열릴 일이 없는 대문 쪽으로는 아예 시선을 돌리지 않는 것이 진궁의 버릇이었다.

“공대, 오늘이 며칠이지?”

“음… 12월 24일…”

무심코 대답하던 진궁은 뒤늦게 비명을 질렀다.

“너… 군이 대체 무슨 일로 오셨어요?”

순욱은 진궁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실내로 들어와서는 시자가 준비한 방석에 앉았다.

“날도 날이고 해서 확인 좀 하려고.”

진궁은 불안한 기색으로 물었다.

“오늘이 무슨 날인데요?”

순욱은 되물었다.

“설마 잊어버렸나?”

“형여의 몸이 무지해서 모르겠습니다.”

“여씨 기제삿날.”

진궁은 굳은 얼굴로 뇌까렸다.

“궁이 죽었어야 하는 날이군.”

“그건 매일이 그렇지.”

“군은…”

진궁이 반박하거나 말거나 순욱은 허리에 차고 있던 작은 주머니를 열고 향료를 덜어서 화로에 털어 넣었다.

진궁은 곧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매워요.”

“그렇겠지. 10년 묵은 생강이니까.”

“대체 군은 왜 이런 냄새를 맡고도 멀쩡한 건데요?”

순욱은 대답하지 않고 다음 선물을 꺼냈다. 시자가 가져온 그릇에는 껍질을 벗긴 귤이 들어 있었다.

“격에 안 맞지만 먹어 봐.”

진궁은 마지못해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가… 한 번 씹자마자 뱉을 뻔했다.

“이건 너무 시잖아요. 10년 묵은 귤이에요?”

순욱은 근엄하게 말했다.

“아쉽지만 그 정도는 아니야. 독 안 들었으니까 다 먹어.”

“군이 명령하시면 형여의 몸이 감히 어쩌겠어요.”

진궁은 한숨을 내쉬고는 남은 귤 조각을 입 안에 한꺼번에 털어놓고 억지로 씹어 삼켰다.

“울어?”

“안 울어요.”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군이 신 걸 먹였으니까 그렇죠.”

순욱은 어울리지 않게 자상하게 말했다.

“공대,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조공껜 말 안 할 테니까.”

진궁은 훌쩍거리며 말했다.

“우는 거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