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야기를 합니다.

외전. 달콤쌉쌀한 스몰토크

외전. 달콤쌉쌀한 스몰토크

주아
주아 《한서》 파는 사람

처음에 진궁은 대수롭지 않게 말을 꺼냈다.

“오늘따라 공한테서 특이한 향이 나네요.”

“응?”

“약초 비슷한 냄새가 나요.”

조조는 가슴께를 더듬었다. 평소에 품 안에 넣고 다니던 궁궁이풀이 오늘은 없었다.

“고도 모르겠는데.”

진궁은 조조의 허리에 찬 가죽 주머니를 가리켰다.

“여기서 나는 것 같아요.”

조조는 무심코 주머니를 열었다. 길이가 한 뼘쯤 되는 풀뿌리가 나왔다.

‘아차.’

진궁은 목을 길게 빼고 물었다.

“그거 뭐예요?”

조조는 왼손으로 진궁을 밀치고는 오른손으로 다급히 약초를 입에 넣고 씹었다.

진궁은 당황하면서 물었다.

“왜 그래요? 내가 빼앗아 먹을 것 같아요?”

조조는 입안에 가득한 쓴맛을 간신히 참고 삼킨 뒤 말했다.

“빼앗아 먹다니, 큰일 날 소리 하지 마.”

진궁은 굳어진 얼굴로 차갑게 대답했다.

“네, 형여의 몸이 어떻게 삼공께서 드시는 간식에 감히 손을 대겠어요.”

조조는 이런 분위기를 제일 피하고 싶었다. 진궁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게 아니고… 귀여운 아기는 이런 거 먹으면 안 돼.”

“왜요? 독이라도 들었어요?”

하마터면 사실대로 ‘응.’이라고 답할 뻔했다. 진궁이 칡을 알아보지 못해서 다행이었다.

슬슬 배가 아파져 왔다. 조조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궁의 손을 놓으면서 말했다.

“고는 옷 좀 갈아입고 올게.”

조조는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손을 씻으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진궁과 놀아 주는 동안은 좋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 여포를 전쟁에서 무찌르고 마냥 자랑스러울 때. 진궁의 시간도 거기에 멈추어 있었으면 했다.

독살이 두려워서 독에 대한 내성을 키우겠다고 몰래 조금씩 독을 씹게 된 지금의 모습은 진궁이 모르기를 바랐다.

하지만 새 옷을 입고 돌아온 조조에게 진궁은 아이처럼 또 캐묻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까 그 풀, 진짜로 독이에요?”

“너, 왜 이렇게 집착해?”

“공이 격하게 발끈하니까 더 궁금하잖아요.”

“이 얘기 그만해. 명령이다.”

조조가 반응을 더할수록 진궁에게 힌트만 더 줄 뿐이었다.

조조는 시자를 재촉해 간식을 가져오게 했다.

“경이 좋아하는 복숭아야. 어서 먹어.”

진궁은 조용히 복숭아 시럽을 떠 먹었다. 조조는 진궁이 쓸데없는 생각을 못 하도록 자꾸 말을 걸었다.

“복숭아가 달지? 응? 혹시 안 달아?”

“달아요.”

진궁은 모처럼 상냥하게 답했다.

“다니까 공도 어서 드세요. 아까 씹으신 풀이 꽤 썼을 것 같은데.”

조조의 얼굴이 굳어졌다. 결국 들켰다.

“재미있네요. 내가 살아서 이런 것도 다 보고.”

진궁의 얼굴은 전에 없이 발그레했다.

“오늘은 살아있기 잘한 것 같아.”

“오늘은 이 정도로 하지. 한동안 고의 얼굴은 못 볼 줄 알아.”

조조는 퉁명스럽게 대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쨌든 진궁을 죽여 버릴 수는 없었다.

‘내가 바쁜 중에도 시간을 내서 자꾸 같이 놀아 주니까 공대도 버릇이 나빠졌어. 내가 오랫동안 안 찾아오면 좀 뉘우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