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가 치른 “6년상”의 진상은?
고대 중국에서는 1년이라는 기간을 어떻게 인식했을까요? 우선 나이를 세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중국에서 언제부터 나이를 만으로 세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한나라 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나라 사람들은 몇 년 전까지의 한국에서처럼 한 살로 태어났고 달력으로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을 먹었습니다.
왜 이런 방식으로 나이를 세었을까요? 나이를 만으로 세려면 태어난 날짜를 알아야 하고, 또 매년 그 날짜가 언제 돌아오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당시의 달력 보급 상황을 상상해 보면, 아마도 모든 사람이 자기 생일을 다 알고 그것을 호적에 등록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게다가 특정한 날의 날짜를 따질 때는 그날이 그달의 몇 번째 날인지보다 그날의 60간지가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생일을 연월일로 기억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을 것입니다.
한나라 사람들은 나이만 이렇게 계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햇수를 셀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전한시대 선제 시기 하후승과 황패는 무제를 높이는 음악과 무용을 제정하는 데 반대했다는 이유로 대불경이라는 죄에 걸려 사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한서》 〈선제기〉를 참고하면 이들은 본시2년 5월에 감옥에 갇혔고, 겨울이 두 번 지난 뒤 본시4년 4월에 대사면령을 받아 감옥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므로 투옥 기간을 달 수로 따지면 23개월입니다. 현대 한국인의 관념으로는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한서》 〈황패전〉에서는 이들이 감옥에서 세 해[歲]를 채웠다고 썼습니다. 본시2년이 1년째, 본시3년이 2년째, 본시4년이 3년째이므로 총 3년으로 친 것입니다.
또 다른 예시로 3년상이 있습니다. 3년상의 기간은 12개월/년 * 3년 = 36개월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25개월(혹은 26개월)입니다. 이 기간 동안 달력이 두 번 바뀌기 때문에 3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3년상”을 두 번 치른 원소는 실제로는 모두 50개월을 복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 한국인의 관념으로는 4년 2개월입니다. 하지만 《삼국지》 위지8 〈원소전〉 주석에 인용된 《영웅기》에는 원소가 “총 6년을 무덤의 초막에서 보냈다“[凡在冢廬六年]라고 적혀 있습니다. 후한 말 사람들은 이것을 명백한 ”6년상“이라고 여긴 것입니다.
이렇게 한나라 사람들이 햇수를 세는 방식은 해가 몇 번 바뀌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N년이라고 적혀 있으면 12*N개월의 기간이 아니라 새해가 (N-1)번 바뀐 동안이라고 해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