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야기를 합니다.

손책과 주유의 총각지호(總角之好)

손책과 주유의 총각지호(總角之好)

주아
주아 《한서》 파는 사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한국어 총각總角은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고대 중국에서 ‘총각’은 훨씬 어린 나이였고, 남성만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머리 모양도 달랐습니다. 한국어에서 말하는 총각머리는 머리를 땋아 늘어뜨린 것이지만, 고대 중국어에서 ‘총각’이라고 하는 머리 모양은 머리카락을 양의 두 뿔[角]처럼 만든 것이었습니다. 《시경·제풍》 〈보전〉에서는 총각을 丱[관] 모양이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매체에 자주 나오는 어린이의 머리 모양으로 쉽게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두 번째 열에 해당하는 것이 ‘총각’입니다.

고대 중국 아동들의 연령별 머리 모양
https://kknews.cc/zh-cn/history/bpg98aj.html

총각總角이라는 말은 《후한서》 열전에서부터 어린 나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주로 총각 때부터 효성이나 영특함으로 명성을 떨치는 경우입니다.

좀 더 특별한 표현으로는, 《삼국지·오서》 〈주유전〉 주석에 인용된 《강표전》에서 손책이 주유가 자신과 총각지호總角之好가 있었다고 말하는 예가 있습니다. 《강표전》의 다른 곳에는 주유가 십여 세에 손책의 소문을 듣고 그를 만나러 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속발’이 아닌 ‘총각’인 것을 보면 열 살을 갓 넘겼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속발束髮은 대학大學에 입학하는 나이로 15세를 말합니다.) 쇠를 끊는 단금지교斷金之交가 씩씩한 인상이라면, 양 갈래 머리를 한 주유가 양 갈래 머리를 한 손책을 찾아갔다는 총각지호總角之好는 훨씬 귀여운 모습입니다. (그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