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사람들의 인사와 신체 접촉 [🔒 무료 미리보기]
이 글에서는 한나라 시대의 역사를 포함하는 전4사(사기·한서·후한서·삼국지) 및 동시대 문헌에서 인사와 연관된 신체 동작의 쓰임을 수집했습니다.
양 손을 들어 모으기[拱手]
일반적으로 윗사람 앞에서 공경의 뜻을 표하는 동작입니다.
엎드려 절하기[拜]
가장 기본적인 인사법입니다.
- 현대 한국에서는 절을 두 번 하는 것이 죽은 사람에게만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고대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절을 두 번씩 했을 뿐만 아니라, 편지에서도 “재배(再拜)”라는 인사말을 사용했습니다.
- 절은 더 많이 할 수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서》 〈소망지전〉에서 소망지는 황제의 사자를 맞아 절을 두 번만 했다는 이유로 탄핵당합니다.
등을 쓰다듬기/두드리기[拊背]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격려하는 동작입니다.
- 《사기》 〈오왕비열전〉에서 고제 유방은 조카 유비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반란을 일으키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 《사기》 〈외척세가〉에서는 평양공주의 가희 위자부가 무제 유철의 눈에 들어 입궁할 때 평양공주가 위자부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격려합니다.
- 《삼국지》 오지9 〈여몽전〉에서는 노숙이 여몽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자기가 알던 “오하아몽”이 이렇게 계략에 능하게 될 줄 몰랐다고 칭찬합니다.
껴안기[擁]
남편이 부인에게 애정을 표시하는 동작으로, 역사책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행위입니다. 동성 간에 쓰인 예는 찾기 어렵습니다.
- 《사기》에서는 임금이 후궁을 껴안는 장면으로 종종 나옵니다. 이 경우 임금의 방탕함을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 《후한서》 〈반량열전〉에서는 서역에 파견된 반초가 사랑하는 처를 껴안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습니다. 일찍이 《한서》 장창전에서 장창은 안방에서 부인의 눈썹을 그려주었다는 이유로 탄핵을 당한 바 있습니다. 한나라에서는 부인에게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시하는 행위가 사대부의 체통을 잃는 일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손 잡기
손을 잡는 동작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처음 만나는 사람의 손을 덥석덥석 잡는 것은 무례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 전한 시대의 저작 《설원》에서는 초나라 대부 장신이 지나가다가 젊고 잘생긴 귀족 양성군을 보고 반해서 절을 올린 뒤 손을 잡아 보고 싶다고 수작을 부립니다. 처음에는 양성군이 화를 내며 입을 다물었지만, 장신은 이에 굴하지 않고 화려한 언변으로 양성군을 설득하여 손을 잡는 데 성공합니다.
친밀한 사이에서 은밀한 뜻을 전하기 위해 손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기》 〈염파인상여열전〉에서는 전국시대 연나라 왕이 조나라의 고관 무현의 손을 잡고 친하게 지내자고 말합니다.
- 《삼국지》 위지7 〈장막전〉에서는 여포가 장막을 만나 손을 잡고 무엇인가를 맹세합니다.
- 《삼국지》 위지9 〈조상전〉에서는 위나라 명제 조예가 조상의 손을 잡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 《황제내경·영추경》 〈금복〉에서는 황제가 제자 뇌공에게 의술을 전수할 때 왼손으로 뇌공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책을 건네줍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반가움을 표시할 때 손을 잡기도 합니다.
- 《삼국지》 위지9 〈하후연전〉 주석에 인용된 《세어》에서는 하후연의 어린 아들 하후칭이 호랑이를 쓰러뜨리자 조조가 하후칭의 손을 잡고 “잡았다 요놈!” 하면서 기뻐합니다.
손을 잡는 행위가 꼭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 《동관한기》에서는 양정이라는 인물이 자기를 무례하게 대한 귀족 마무를 책망할 때 마무의 손을 잡습니다.
수염 쥐기[捉鬚]
조조가 기분이 좋을 때 상대의 수염을 마구 잡습니다. 아무나 해도 되는 행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삼국지》 위지8 〈장로전〉 주석에 인용된 《위략》에는 유웅명이라는 도사가 나옵니다. 처음에 유웅명이 조조를 찾아가자 조조는 유웅명의 손을 잡고 신인(神人)을 얻었다고 기뻐합니다. 유웅명은 나중에 조조를 배반했다가 다시 투항하는데, 이번에는 조조가 유웅명의 수염을 쥐고 “늙은 도적놈, 진짜로 잡았다!”라고 말합니다.
- 《삼국지》 위지19 〈조창전〉에서는 조조가 조창의 수염을 잡고 “노란 수염 아가[黃鬚兒]가 이렇게 기특하구나!”라고 칭찬합니다.
뽀뽀!
고대 중국에서도 뽀뽀를 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