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천구(天灸)
혹은 동상이몽. 어느 가을 8월 14일.
팔월 십사일 민간에서 모두 주묵(朱墨)으로 어린아이 이마에 점을 찍어 천구(天灸)라 부르며 역질을 막는다. 종름, 《형초세시기》, 상기숙 옮김(지만지).
차갑고 축축한 감촉에 놀라서 눈을 뜬 진궁의 시선이 잠시 갈피를 못 잡다가 곧 조조의 오른손을 향했다. 새끼손가락 끝에 붉은 먹이 묻어 있었다.
”그걸 내 이마에 바른 거예요?”
”응.”
진궁은 천천히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중얼거렸다.
“이제 와서 새로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1”
조조는 허리에 찬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손가락을 닦으면서 말했다.
”공대는 착한 아이가 아니라서 안심이 안 돼.”
진궁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떨구었다. 붉은 점을 찍은 이마 전체가 빨개졌다. 왜 얼굴이 달아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마에 묻힌 먹을 닦아 내겠다고 바둥거릴 기색은 아니었다.
조조는 두 손으로 진궁의 양 뺨을 감싸고 천천히 들어올렸다. 진궁은 조조의 시선을 피해 눈을 내리깔았다.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
”아뇨.”
조조는 손 끝으로 진궁의 턱수염을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2
”아무렴 어때, 그래봤자 내 손 안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