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위·촉·오 의인화
그림 @ionzaion 님
갑자기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를 반영하여 위·촉·오 세 나라를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해 보고 싶어져서 급히 믄놋(트위터 @ionzaion)님께 의뢰하여 제작한 그림입니다.
각 요소를 구구절절 설명하자면… 우선 세 캐릭터의 테마색은 각 나라가 내세운 오행의 덕을 따랐습니다. 촉은 후한 왕조의 화덕(火德)을 계승하여 염흥(炎興; 불꽃이 일어나다) 등의 연호를 사용하고 붉은색을 숭상했으며, 반면 위와 오는 화덕을 대신하는 토덕(土德)을 표방하여 황룡(黃龍; 누런 용) 등의 연호를 사용하고 노란색을 숭상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캐릭터별로 세부사항을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촉(蜀)
촉나라 캐릭터의 머리 모양과 옷차림은 사천성에서 많이 출토된 여성 도용(陶俑; 흙으로 만든 인형)의 모습을 참조했습니다. 주요 특징은 머리를 꽃으로 장식했다는 점과 긴소매 옷 위에 겉옷으로 반소매 웃옷을 걸쳤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는 중원과는 확연히 다른 사천 지역의 특색이기 때문에, 촉나라 캐릭터를 표현할 때 그대로 따랐습니다.
추가로 손에 들고 있는 아이템 또한 꽃입니다. 이것은 시대를 뛰어넘어 소설 《삼국지통속연의》의 묘사를 반영한 것입니다. 연의에서는 백성들이 점령군을 환영할 때 향을 피우는 패턴이 여기저기서 나타나는데, 유독 성도의 경우 백성들이 향과 함께 꽃을 들고 있다고 언급됩니다.
2. 위(魏)
위나라 캐릭터는 머리에 쪽을 찌고 곡거(曲裾) 심의를 입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한 시대의 복식입니다. 위나라에서 특별히 전한 시대 복식을 계승한 것은 아니지만, 오나라 캐릭터와 대비했을 때 나이가 좀 더 많은 인상을 나타내기 위해 선택했습니다.
위나라 캐릭터가 들고 있는 것은 도고(鼗鼓; 딸랑이북)와 배소(排簫; 팬플루트)입니다. 이것은 중국의 하남성에서 발견된 화상석에 자주 등장하는 악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음악가들이 왼손과 입으로 팬플루트를 연주하고 오른손으로 딸랑이북을 흔드는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하북 지역에서는 귀여운 것을 찾지 못해서 대신 중원의 아이템을 선택했습니다.
3. 오(吳)
오나라 캐릭터의 머리 모양과 옷차림은 후한 시대 벽화에서 자주 관찰되는 여성들의 모습입니다. 복식의 경우 위와 오 사이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나라가 더 젊은 나라인 것을 반영하여 더 늦은 시기의 옷을 입혔습니다.
오나라 캐릭터가 들고 있는 것은 당시의 부채입니다. 부채의 경우 전 지역에서 사용되었지만, 특히 오·초 지역에 해당하는 안휘성·강소성·절강성에서 발견된 화상석에 부채를 든 사람이 떼로 등장하는 것을 고려하여 오나라 아이템으로 선택했습니다. 덥고 습한 지대인 만큼 부채가 일상적으로 필요했을 것입니다.
4. 한자 폰트
그림에 적힌 위·촉·오 한자는 예서(隸書)입니다. 한나라에서는 용도에 따라 각기 다른 서체를 썼지만 일반적으로 예서를 가장 폭넓게 사용했고, 후한 말에는 행서(行書)와 해서(楷書; 오늘날 쓰는 한자)도 등장했습니다. 삼국지 연성에서 전서(篆書)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전서는 아름답지만 당시에 일상적으로 쓰이던 서체는 아니었습니다. 전서는 춘추·전국시대나 그 이전을 배경으로 할 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그림에 사용한 예서 폰트는 징명예서(徵明隸書)입니다. 얼마 전에 개인 개발자 daredemotypo 님이 무료로 공개한 폰트인데, 지원하는 글자 수는 적지만 다른 예서 폰트보다 글씨가 매우 아름답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https://www.fontspace.com/zhengming-lishu-font-f97450
참고 문헌
- 龔詩文. (2018). 〈漢墓藻井裝飾研究: 以綿陽崖墓為中心〉. 《藝術評論》 (34), 149-216.
- 张青. (2019). 〈关于考古出土的东汉俑研究〉. 《艺术科技》 2019年 第11期.
- 유금와당박물관·동양복식연구회 엮음. (2010) 《아름다운 여인들: 중국 도용을 통해 본 미인과 복식》 . 미술문화. 3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