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Procrastinating
장막이 진궁을 낚아챈 것이 아니라 진궁이 장막을 꼬드겼다는 소식에 조조는 더욱 분노했다.
“장군將軍.”
분무사마奮武司馬 순욱이 조조를 다시 불렀다.
“분무장군奮武將軍.”
조조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순욱도 이제 자기를 사군使君(주목, 주자사에 대한 경칭)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차마 사군使君으로 칭하라고 명령하지는 못했다. 견, 범, 동아 세 개 성만 남은 지금 연주목으로 인정해 달라고 떼를 쓰기는 민망하다는 염치는 뜻밖에 조조에게도 있었다.
“서주徐州를 다시 치러 가실 때가 아닙니다. 고조高祖가 관중關中을 지켰듯이 장군께서도 연주兖州를 되찾으셔야 합니다.”
조조에게 나의 자방子房이라고 불린 순욱은 조조를 고조로 띄워 주었다.
“맞아, 연주가 있어야지.”
조조에게 연주목이라는 자리와 사군使君이라는 호칭을 처음으로 준 녀석도 연주를 기반으로 삼아 천하를 거두고 패왕의 업을 이루라고 했었다.
“혹시 편지라든가, 공대가 남기고 간 건 없어?”
순욱은 조조의 뜬금없는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견성을 지켜냈듯이 우아한 태도를 지켰다.
“진궁은 항상 차고 다니던 패옥을 두고 갔습니다.”
“그 패옥 줘 봐.”
“수상한 것이 들어 있는지 검사해 보았는데, 아무 것도 없어서 버렸습니다.”
조조는 씩씩거림을 참으며 이마를 짚었다.
“내가 그 녀석을 잡으면 다시는 못 도망치게 만들고 항상 내가 보이는 곳에 둘 거야.”
순욱은 건조하게 말을 받았다.
“네, 그 새끼는 목을 베어서 밖에 걸어야죠.”
“문약은 갑자기 왜 그렇게 무서운 소리를 해?”
라고 서주에서 민간인을 대량으로 학살한 장본인이 물었다. 순욱은 아이를 어르듯이 말했다.
“장군께서는 일단 진궁을 어떻게 잡을지부터 생각하십시오.”
조조는 연주목의 은빛 인장을 품에서 꺼내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래, 연주목 자리는 내 힘으로 다시 얻어서 그 녀석한테 보여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