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야기를 합니다.

외전. 새벽 종

외전. 새벽 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아
주아 《한서》 파는 사람

진궁이 종 소리에 깨었을 때는 아직 사방이 컴컴했다. 본관에서 친 종1이, 구석에 떨어진 별채의 안방에까지 우렁차게 울렸다. 더듬거리며 지팡이를 찾아서 마루로 나가 보니 담장 너머로 무엇인가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여기에서 보일 정도라면 등을 수십 개도 더 켰을 것이다.2

마루에 앉아 아직 겨울의 기운이 남아 있는 찬 바람을 맞고 있자니 졸음이 가셨다. 조조가 벌이는 정단正旦 축하 파티가 금방 끝날 리 없었다. 안방으로 돌아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억지로 잠을 다시 청하기는 싫었다. 사람들의 어떤 회합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몸으로는 비참한 기분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멀리서 열리는 파티의 희미한 흔적이나마 몰래 즐기고 싶었다.

어쩌면 그를 위해 조조가 일부러 종을 시끄럽게 치고 등을 잔뜩 켰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느 중추 때처럼 파티가 끝나고 나서 조조가 술에 취한 채로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어쩌면…

뺨이 달아올랐다. 죽지도 못하고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이런 날 조조가 이런 곳까지 올 리가 없다는 것은 안다. 조조가 아무리 우겨도 그는 아기가 아니었다. 그렇게 그는 살아서 한 살을 더 먹었다.


  1. 《후한서》 〈예의지〉에 따르면 한나라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날 밤에 종을 치면서 하례를 열었습니다. 

  2. 《진서》 〈예지〉에 따르면 조조는 업을 도읍으로 정한 뒤 등을 100개씩 밝히면서 한 해의 시작을 기념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