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바질 향기
건안7년 여름 5월, 관도에서.
조조도 처음에는 진궁이 마루에 엎드려 화분에 몰두한 모습이 귀여워서 방해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거의 1분1이 다 되도록 자기가 온 것을 알아차릴 기미가 없자 슬슬 심술이 났다. 조조는 손짓으로 시자를 불러서 몰래 지시를 내리고는 진궁을 불렀다.
“공대.”
진궁은 그제야 조조의 존재를 깨닫고 몸을 일으켰다.
“언제부터 와 계셨어요?”
조조는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게 그렇게 좋은가 보지? 고孤가 온 줄도 모르고 말이야.”
진궁은 전혀 미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나륵羅勒2을 처음 키워 봐서요. 향이 상큼하네요.”
그리고는 아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햇볕이 많이 들면 더 잘 자랄 텐데.”
이곳 관도의 집은 허도의 사공부 별채보다 담이 높아서 정오 무렵에야 햇빛을 활짝 받을 수 있었다. 조조는 진궁이 불평하는 것 같아 더욱더 언짢았다. 진궁은 조조의 속도 모르고 계속 수다를 떨었다.
“화초 키우는 방법이 나와 있는 책3은 없을까요? 허도에 연락하실 때 알아봐 주시면 안 돼요? 그러고 보니까 허도에서 키우던 미질향迷迭香4은 잘 있을지 모르겠네요. 첫째 아드님5이 잘 키워 주겠죠?”
조조가 짜증을 더 참기 어려워지려고 할 때 마침 시자가 쟁반에 칠기 그릇을 받쳐 들고 왔다. 조조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진궁에게 그릇을 건넸다.
“그렇게 아끼는 화초니까 물 좀 줘.”
그릇에 담긴 물은 갓 끓여 와서 김이 모락거리고 있었다.6 진궁은 왼손으로 물그릇을 들고 말문이 막힌 채 조조를 한참 쳐다보았다. 조조는 양심의 가책 없이 진궁의 시선을 마주했다. 진궁이 울먹이면서 ‘명공明公, 궁宮이 잘못했어요.’라고 한다면 귀엽겠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진궁은 입을 실룩이며 웃고는 곧바로 오른손을 내밀고 손등에 물을 부었다. 조조가 말릴 틈도 없었다.
“무슨 짓이야?”
진궁은 벌겋게 달아오른 손을 털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화분을 만지다가 손에 흙이 묻어서요.”
조조는 기가 막혔다.
“그 뜨거운 물로 어떻게 손을 씻어?”
진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설마 공公이 사람 손도 못 씻을 물을 화초에 주라고 하셨겠어요?”
조조는 대답할 말을 잃었다. 시자를 시켜 찬물을 떠 오고 화상을 치료할 의사를 부르게 했다.
“고孤가 얼마나……”
진궁은 듣지 않고 화분에서 잎을 하나 따서 조조의 입에 물렸다. 진궁을 야단치려던 조조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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