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상아
건안7년 가을 8월, 관도에서.
진궁은 대개 해가 지면 곧바로 침상에 누웠다. 책이라도 읽자고 방을 밝히기 위해서는 시자를 시켜 불을 가져오게 해야 했다. 일단 불을 켜면 시자는 등을 지키면서 떠나지 않았다. 몇 달 전에 고의로 화상을 입고 나서부터 특히 노골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더욱 불편했다. 그냥 휘장을 치고 일찍 자는 편이 나았다.
조조가 대문을 열고 들어와서 방에 불을 켤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을 보면 잠이 꽤 깊게 들었던 모양이다. 이 인간이 하다 하다 못해 이제는 자는데 찾아와서 덮치려고까지 하나 싶어서 한숨이 나오는데 조조는 입을 활짝 벌리고 웃고 있었다. 술 냄새가 풍겼다.
“내 꿈 꿨구나?”
“네?”
“잠꼬대로 명부明府1를 찾던데?”
조조는 ‘명부’가 동군 태수 시절의 자기라고 생각한 듯했다. 진궁이 그를 연주목으로 만들어 주면서 천하를 손에 넣고 패왕의 업을 이루라고 하던 때였으니까2 흐뭇할 만도 하겠다.
“내가 그랬어요?”
“자기가 꿈을 꿔 놓고 몰라?”
“깨면 바로 잊어버려서요.”
매번 어떤 악몽을 꾸었는지를 생생히 기억한다면 지금까지 버티기가 더욱더 힘들었을 것이다. 진궁은 ‘명부’가 동군 태수 조조였는지 진류 태수 장막이었는지를 애써 떠올려 낼 마음이 없었다. 아무튼 조조가 자기를 자게 내버려 둘 것 같지 않았으므로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밤중에 무슨 일이에요?”
“일 년 중에 보름달이 제일 예쁜 날이 오늘이거든.”3
“여기선 안 보일 텐데요.”
“좀 있으면 자정이니까 마루에 나가면 볼 수 있어.”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기도 귀찮았다. 침상에서 내려와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끌면서 슬쩍 물었다.
“내일 일 안 나가세요?”
“원소도 죽었는데. 담이랑 상이 같은 애새끼 상대하는 거 정도야.”
조조에게서 술 냄새가 괜히 나는 것이 아니었다. 여느 때였다면 하지 않았을 말을 한다. 진궁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과연 마루에서는 중천에 솟은 보름달이 보였다. 조조는 달빛을 보는 데 방해가 된다고 등불도 껐다. 진궁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는 예羿의 아내4 상아嫦娥가 서왕모西王母에게 얻은 불사약을 훔쳐 달로 도망친 이야기5를 늘어놓았다. 진궁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좋겠다.”
조조가 뜻밖에 날카롭게 따져 물었다.
“너 그거 무슨 소리야?”
“졸려서 하는 헛소리죠.”
“음……”
진궁은 안전을 기하기 위해 웃으면서 말했다.
“일부러 여기까지 오셨는데 궁宮하고도 술을 드셔 주실 거죠?”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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