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터우는 원래 소가 없었을까?
만두饅頭의 의미 변화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피에 고기나 채소 등의 속을 넣어 만든 음식으로 餃子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餃子(자오쯔)의 기본값은 삶는 것이고, 일본에서 餃子(교자)의 기본값은 굽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삶는 것도 굽는 것도 모두 만두라고 부릅니다.
饅頭는 중국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饅頭(만터우)는 한국의 饅頭(만두)와 달리 속을 넣지 않고 밀가루 반죽만을 쪄서 만든 음식입니다. 이 차이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요?
사실 중국의 고전소설 《삼국연의》에서 제갈량은 고기를 넣은 만두를 만들었고, 《수호전》에는 악명 높은 인육만두가 나옵니다. 즉, 이 소설들이 나온 원나라–명나라 시대에는 중국인들도 만두에 소가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시대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마침 송나라 유학자 주희(1130–1200)의 어록을 모은 《주자어류》에도 만두가 나옵니다.
“비유하자면 만두를 먹으면서 피만 먹고 소는 먹어 보지도 않은 채로 만두의 맛을 안다고 말하는 셈인데, 이게 되겠느냐?”1
《주자어류》 권32 논어14 〈지자요수장〉
이 말을 통해 우리는 송나라 만두에 소가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두라면 당연히 소가 있고, 이 소를 먹어야 진짜 만두를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명나라 시인 관시민(1339–?)의 《인규집》에 재미있는 시가 나옵니다. 한 번왕이 호랑이를 사냥한 후 만두를 만들어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관시민은 이 일을 기념해서 〈호랑이 고기 만두를 하사하신 데 감사하며[謝賜虎肉饅頭]〉라는 시를 남긴 것입니다.2 이렇게 명나라에서도 만두에 고기로 만든 소를 넣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청나라로 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소를 넣지 않은 것도 만두라고 불렀다는 언급을 강희제(재위 1661–1722) 시기의 사전 《강희자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문장은 명말청초의 학자 장자열(1597–1673)의 《정자통》을 인용한 것입니다.
지금 민간에서 밀가루를 발효시켜 소를 넣기도 하고 넣지 않기도 해서 쪄 먹는 것을 만두라고 부른다.3
《어정강희자전》
심지어 19세기 초 가경·도광 연간에 학의행(1757–1825)이 지은 《증속문》에서는 만두의 기본값이 소를 넣지 않은 것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살피건대 지금 이름으로는 소를 넣지 않은 것을 만두라고 하고, 소를 넣은 것을 육만두라고 한다.4
《증속문》 권1
송나라에서는 만두의 소가 필수적이었는데, 명나라를 거치며 청나라로 오자 소를 넣지 않은 것도 만두로 분류되었고, 아예 소를 넣지 않은 것이 만두의 기본 형태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이 방향으로 변화가 계속 진행되어 오늘날 중국의 표준어에서는 소를 넣지 않은 것만 만터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만두라는 말이 한반도에 전래된 시기에는 만두에 소가 있는 것이 기본값이었을 것입니다. 조선시대 장계향(1598–1680)의 《음식디미방》에 만두를 만드는 방법이 나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피에 소를 넣어 만든 음식으로 만두와 상화를 구별했다는 것입니다. 상화는 피를 발효시킨 것이고, 만두는 피를 발효시키지 않은 것입니다. 중국의 만터우는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서 만드는데, 한국의 만두는 발효하지 않은 메밀가루나 밀가루 반죽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