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안4년 여름, 허도에서.
여름의 복일伏日은 겨울의 납일臘日과 더불어 한漢의 2대 명절이다. 이날에 사람들은 모여서 제사를 지내고 먹고 마신다. ❡ 복날이라고 사공부 속관들에게 휴가를 준 조조는 오늘은 때가 안 좋다는 순욱의 만류를 듣지 않고 진궁을 찾아갔다. ❡ 진궁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 ❡ ‘매일 뜰에 나와서 지팡이를 짚고 걷는 것을 연습한다고 들었는데.’ ❡ “설마 종일 그러고 있었어? 안 더워?” ❡ 속이 반쯤 비칠 만큼 얇은 여름 홑이불 속에서 몸을 뒤척여 등을 돌리는 것이 보였다. ❡ “일어나 봐. 세수 안 하고 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