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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지의 생애

소망지는 전한 왕조 선제–원제 시기의 저명한 유학자이자 정치가입니다. ❡ 소망지는 원래 대대로 밭일을 업으로 삼던 농민 출신이었는데,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해서 《시경》을 배우고 당시의 최고 엘리트 교육기관이었던 태학에 선발되어 태학에서도 뛰어난 실력으로 칭찬을 받았습니다. ❡ 이때 황제는 무제의 막내아들인 소제로 나이가 어렸고, 대장군 곽광이 정권을 잡고 전권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소망지는 동료 왕중옹을 비롯한 유생들과 함께 곽광에게 추천되어 출세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곽광은 정적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외부인을 ...

통역과 번역이 모두 ‘역’으로 끝나는 까닭

— 역(譯)의 의미 확장

한국어를 비롯한 한자문화권에서 통역(通譯)과 번역(飜譯)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이지만, 역(譯)이라는 한자를 공유합니다. 두 작업 모두 이 언어를 저 언어로 옮기는 과정을 포함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유럽어에서는 ‘통역’이라는 말과 ‘번역’이라는 말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영어로 통역에 해당하는 동사는 ‘interpret’, 번역에 해당하는 동사는 ‘translate’입니다. 두 단어 사이에 겹치는 요소가 없습니다. ❡ 영어 단어 ‘interpret’(통역하다)와 ‘...

양동작전의 수수께끼

— 중국 고대의 음양 개념 변천

최근 트위터에서 마사토끼 님의 만화를 보고 찔렸습니다. ❡ 이쪽인 것처럼 해 놓고 저쪽에서 공격한다, 이런 기만 전술을 [양동작전]이라고 하죠. … 기만전술을 일컫는 명칭에 어떻게 陽자를 붙입니까? https://twitter.com/masatokki/status/1763446972013568096 ❡ 사실 아(雅)도 ‘양동작전’의 ‘양’이 兩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 아무튼 양(陽)을 쓰는 데 놀라는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한자문화권에서 음양의 의미를 아래와 같이 연상하는 것은 꽤 자연스러운 듯합니다. ❡ 그러데 이런 구도는...

중역(重譯)의 환상

중역(重譯)이란 A언어의 말을 B언어로 바로 옮기지 않고 도중에 다른 언어를 거쳐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 한자어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중국 전한 시대 중반에 나온 《한시외전》과 《사기》에서 이미 ‘중역’이라는 말을 찾을 수 있습니다. ❡ 현대의 한국어 독자들에게는 중역이 뭔가 아쉬운 것으로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20세기 후반까지도 동아시아와 영미권을 제외한 외국의 문화는 한국에 직접 들어오기보다 일단 일본어나 영어로 번역되어 한국어로 소개되는 것이 보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중역은 시대의 한계를 의...

12. 조조의 아명 아만(阿瞞)의 의미는 거짓말쟁이다? [🔒 무료 미리보기]

이 포스트는 2019년에 작성했던 글을 수정하고 보충한 것입니다. ❡ 고대 중국에서 지배계급에 속하는 개인의 이름으로는 대표적으로 명(名)과 자(字) 두 가지가 존재했습니다. 조선시대 위인들을 생각하면 본명과 자 외에 호(號)도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지식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호를 짓게 된 것은 위진남북조 시대를 지난 당나라 때의 일이기 때문에 ‘고대’ 중국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 그런데 명, 자, 호 외에 또 다른 고유명사도 있었습니다. 《삼국지》와 《세설신어》 등을 살펴보면, 후한 이후에 살았던 인물의 이력을 소개할...

11. 조조가 유비를 일컫는 말의 변화: ‘명사군’부터 ‘짚신가게 새끼’까지 [🔒 무료 미리보기]

역사책 이야기건 소설책 이야기건, 삼국지의 서사에서 주요한 축으로는 조조와 유비의 대립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이른바 “정사” 의 본문과 주석에서도 조조가 유비를 칭하는 말을 뽑아 보면 조조가 유비를 대하는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시기에 따라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유비가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고 조조에게 의탁했을 때, 조조는 유비를 잘 대접하면서 자사·주목에 대한 존칭인 ‘사군‘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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