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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손발, 처자는 의복?

— “연의”가 진짜로 “왜곡”한 것

소설 《삼국연의》에서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유비·관우·장비 사이의 의리입니다. 특히 유비의 대사로 다음과 같은 말이 유명합니다. ❡ 형제는 손발과 같고, 처자는 의복과 같다. [兄弟如手足,妻子如衣服。] 《삼국연의》 15회 ❡ 이 대사는 장비가 술에 취해 서주성을 빼앗기고 유비의 아내를 잃은 죄를 자책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것을 말리면서 나온 말입니다. 유비는 자기의 아내를 잃은 것은 의복이 해진 정도의 사소한 일이지만 의형제인 장비를 잃는 것은 손발이 끊어지는 것과 같은 중대한 일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 그런데 이...

식소사번, ‘식소’의 진실

— 제갈량은 밥을 얼마나 적게 먹었나?

삼국지 이야기에서 유비가 죽은 뒤, 특히 이른바 “북벌”에 돌입한 시기의 제갈량의 과로는 주로 “식소사번”, 즉 적게 먹고 많이 일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제갈량을 형용하는 “식소사번”이라는 네 글자는 소설책 《삼국지통속연의》에서 처음 쓰였지만, 사마의가 제갈량의 식사량과 업무량을 묻고 제갈량이 오래 살지 못하리라고 예측하는 일화 자체는 역사책 《삼국지》 〈제갈량전〉 주석과 《진서》 〈선제기〉 본문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 도대체 제갈량이 밥을 얼마나 적게 먹었기에 사마의가 이런 반응을 보였을까요? 다행히도 《진서》 버전에서...

외전. 만다린 진저 티

— 화이트 크리스마스

진궁은 마루에 나와 화로 옆에 앉아 있었다. 마당에 눈이 쌓이는 동안 그의 눈은 줄곧 외진 구석을 향했다. ❡ 그의 의지로 열릴 일이 없는 대문 쪽으로는 아예 시선을 돌리지 않는 것이 진궁의 버릇이었다. ❡ “공대, 오늘이 며칠이지?” ❡ “음… 12월 24일…” ❡ 무심코 대답하던 진궁은 뒤늦게 비명을 질렀다. ❡ “너… 군이 대체 무슨 일로 오셨어요?” ❡ 순욱은 진궁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실내로 들어와서는 시자가 준비한 방석에 앉았다. ❡ “날도 날이고 해서 확인 좀 하려고.” ❡ 진궁은 불안한 기색으로 물었다. ❡ “오...

외전. 달콤쌉쌀한 스몰토크

처음에 진궁은 대수롭지 않게 말을 꺼냈다. ❡ “오늘따라 공한테서 특이한 향이 나네요.” ❡ “응?” ❡ “약초 비슷한 냄새가 나요.” ❡ 조조는 가슴께를 더듬었다. 평소에 품 안에 넣고 다니던 궁궁이풀이 오늘은 없었다. ❡ “고孤도 모르겠는데.” ❡ 진궁은 조조의 허리에 찬 가죽 주머니를 가리켰다. ❡ “여기서 나는 것 같아요.” ❡ 조조는 무심코 주머니를 열었다. 길이가 한 뼘쯤 되는 풀뿌리가 나왔다. ❡ ‘아차.’ ❡ 진궁은 목을 길게 빼고 물었다. ❡ “그거 뭐예요?” ❡ 조조는 왼손으로 진궁을 밀치고는 오른손으로 다급...

급급여율령, ‘여율령’의 원래 의미

— 동아시아 귀신은 처음부터 인간의 공권력에 복종했는가?

귀신을 쫓는 주문에 쓰이는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율령대로 신속히 처리하라’라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율령대로’라는 의미의 여율령(如律令)은 원래 전한 시대 공문서를 끝내는 상용구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관료제의 전통이 강한 동아시아에서는 귀신들이 관아의 공권력에 약하다는 해석이 종종 나옵니다. 중국 원나라 때의 유명한 희곡 《감천동지두아원》, 또 조선 시대의 《장화홍련전》 등 여러 이야기에서 죄없이 살해된 여자 귀신이 인간 관리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면이 나오는 만큼, 이런 해석은 설...

순욱은 조조의 ‘자방’이 되기를 싫어했을까?

순욱은 조조와 함께한 대부분의 기간 동안 조조에게 최고의 신임을 받았습니다. 특히 조조가 순욱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의 자방”이라고 말한 것이 유명합니다. 여기서 “자방”이란 한나라를 세운 고제 유방의 모사인 장량을 말합니다. 그러니 조조는 순욱을 장량에게 빗대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을 유방에게 빗댄 것입니다. ❡ 한나라의 신하인 조조가 자신을 한나라의 황제에 빗대는 것은 반역의 뜻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통속연의》를 편집한 청나라 사람 모종강도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 이것은 은연중에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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