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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향기는 저 멀리 남방에서

— 매梅의 분포와 매화 문화의 시작

지난 포스트 〈매화? 그거 먹는 건가요?〉에서 이야기했듯이, 고대 중국에서는 삼국시대까지도 주요 문헌에 매화가 기록된 사례를 거의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그 까닭을 알아보고, 중국에서 매화를 꽃으로 즐기는 문화가 언제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추정해 보겠습니다. ❡ 매화나무의 원산지는 중국 남방입니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영문수정판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사천성 서부와 운남성 서부가 원산지라고 하며, 한·중·일 이외에 동남아시아 라오스 북부와 베트남 북부에도 분포한다고 합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남쪽으로 치...

정월대보름을 조심하세요, 당신이 조씨라면

— 《삼국연의》의 원소절

음력 1월 15일. 한국에 정월대보름이 있다면, 중국에는 원소절元宵節이 있습니다. 혹은 상원절上元節이라고도 합니다. 역사책 《삼국지》에서는 “원소절”이라는 명칭이 아직 없었지만, 소설책 《삼국연의》에서 저자 나본은 자신의 시대에 익숙한 명절인 원소절을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활용했습니다. 《삼국연의》에서 원소절은 모두 세 군데에 나옵니다. 이 세 번의 공통점을 알아봅시다. ❡ 우선 초기에 의대조 사건에서 헌제의 후궁 동 귀비의 아버지인 동승은 원소절에 왕자복 등과 함께 조조를 죽이는 꿈을 꾸었습니다. ❡ 오늘 승상부에서 큰 연...

매화? 그거 먹는 건가요?

— 고대 중국인들에게 매梅가 가졌던 의미

梅(매)라는 한자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나무 전체? 열매? 꽃? ❡ 문인화의 주요 소재인 사군자四君子 ‘매난국죽’(중국어로는 국화와 대나무의 순서가 바뀌어 梅蘭竹菊)에서 매梅는 꽃을 가리킵니다. ‘묵매墨梅’의 매梅 또한 매화꽃입니다. ‘매향梅香’도 매화의 향기고, ‘탐매探梅’도 매화를 찾는 것입니다. 이렇게 “동양풍” 분위기를 내는 소재로서 매梅는 열매보다 꽃의 이미지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매梅는 중국에서 처음부터 꽃으로 주목받았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이 글에서...

체장부인(體長婦人)의 뒷이야기

— 원소의 남성성 흠집내기

이 블로그에서는 예전에 〈체장부인의 수수께끼〉라는 글을 통해 《삼국지》 주석에 나오는 체장부인體長婦人이라는 문구를 발견하고 해석을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삼국지》와 《진서陳書》에서 근거를 확충하고 ‘체장부인’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자 합니다. ❡ 우선 ‘체장부인’이 나온 문장을 다시 한번 살펴봅시다. ❡ 원본초는 공경의 자제로 수도에서 태어나 여자처럼 자랐습니다. […] 창칼에 뛰어들어 적과 자웅을 겨루는 데는 명공의 적수가 아닙니다.1 ❡ 《삼국지》 위지16 〈정혼전〉 주석에 인용된 《한기》 ❡ 여기서 ‘...

한나라 황실의 비처녀 논란

— 생산력 vs. 처녀성

이 글의 제목은 ‘한나라 황실의 비처녀 논란’입니다. ‘한나라 황실’과 ‘비처녀 논란’의 조합이라니 아雅가 써 놓고도 정말 어색합니다. (애초에 ‘비非처녀’라는 말부터 도대체 이게 뭔가 싶지요.) 하지만 서브컬처의 여성 캐릭터가 동정, 소위 ‘처녀’인지 아닌지를 가지고 논란씩이나 하는 남덕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남덕들은 남자가 동정인 여자를 선호하는 것이 남성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라고 주장하고 이 본능의 존재를 우주의 법칙처럼 받들기 마련이지요. 이런 남덕들에게 고대 중국 한나라를 상상해 보라고 한다...

‘손랑’과 ‘주랑’, 두 미인의 엇갈린 운명

— 주랑周郎의 변천사

삼국지 세계관에서 이름을 날린 이인조를 꼽는다면 ‘단금지교’로 유명한 손책과 주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총각지호’로 이들의 어린 시절 인연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 손책과 주유는 재능과 인품뿐만 아니라 미모도 출중했습니다. 역사책 《삼국지》 본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손책의 사람 됨됨이는 얼굴이 아름답고 유머감각이 뛰어났으며 활달한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사람을 부리는 데 능해서, 병사든 민간인이든 일단 그를 만나면 백이면 백 진심을 다하고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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