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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벼루의 크기와 모양

잘 알려져 있듯이 한나라 사람들은 펜과 잉크가 아닌 붓과 먹물로 글씨를 썼습니다. 먹을 갈아서 먹물을 내기 위한 도구가 바로 벼루입니다. ❡ 흔히 벼루라고 하면 네모난 돌의 윗면을 파서 오목하게 만든 모양을 떠올립니다. 아래 그림은 가장 전형적이고 간단한 벼루의 형태입니다. ❡ 과연 한나라 사람들도 이렇게 생긴 벼루를 썼을까요? 이 글에서는 다양한 유물을 참고하여 한나라 벼루의 모양을 알아보겠습니다. ❡ 우선, 한나라의 서적과 문서를 통해 필기구의 크기를 가늠해 봅시다. 아래의 그림은 전한시대 폐제 해혼후의 무덤에서 출토된 대...

손견이 땅에 그림을 그린 까닭은?

— 畵地成圖, 땅에 지도를 그리는 행동의 의미와 평가

《삼국지》에서 손견은 “반동탁연합”에 참가해서 원술의 지원을 받아 동탁군과 싸웁니다. 손견은 전투에서 화웅의 목을 베고 큰 승리를 거두었지만, 원술은 손견을 모함하는 말을 듣고 군량 운송을 중단합니다. 다급해진 손견은 급히 원술을 찾아가서 직접 따집니다. ❡ 손견은 밤중에 달려와 원술을 만나서, 땅에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세우며 말했다. ❡ “제가 몸을 돌보지 않고 분연히 나선 까닭은, 위로는 국가를 위해 역적을 토벌하고 아래로는 장군 가문의 사적인 원한을 위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동탁에게 혈육을 잃은 원한도 없지만 싸우...

궁형은 정말로 사형보다 치욕스러운 형벌이었을까?

고대 중국의 역사책 《사기》에 관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종종 두렵습니다. 대화가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그놈의 궁형 타령, 지겨운 고자 이야기에 고여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 역사책 《사기》를 언급하면 꼭 저자 사마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사마천이 언급되면 꼭 궁형宮刑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여기서부터는 안 좋습니다. 궁형이 언급되면 고추 달린 남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고추가 잘리는 궁형이 남성에게 있어 얼마나 치욕적인 일인지 열변을 토합니다. 이럴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궁형이 사형보다...

‘맹하후’의 선례

— 장애인 차별에 대처한 두흠

삼국지 이야기에서 조조의 친척이자 휘하 장수로 유명한 하후돈은 화살을 맞아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그로 인해 ‘맹하후’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사실 또한 역사책 《삼국지》에 나와 있습니다. 이 별명이 생긴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일까요? 《삼국지》에 배송지가 단 주석을 살펴봅시다. ❡ 이때 하후연과 하후돈 두 사람 모두 장군이 되었다. 군대에서는 하후돈에게 ‘맹하후盲夏侯’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후돈은 그 별명을 싫어해서 거울을 볼 때마다 화를 내며 곧바로 거울을 땅에 던졌다. ❡ 《삼국지》 위지9 〈하후돈전〉 주석 《위략》 ❡ 여기에...

‘포도’를 한자로 쓰는 여러 가지 방법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국어 ‘포도’는 고유어가 아니라 한자어입니다. 그리고 그 한자는 葡(포도 포)와 萄(포도 도)입니다. 이 두 한자는 오직 포도를 나타내는 데만 쓰입니다. 포도 전용 한자는 대체 어쩌다가 생겨난 것일까요? ❡ 포도가 처음부터 포도 전용 한자인 葡와 萄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고전 한문 자료에서 찾을 수 있는 포도의 한자 표기로는 최소한 네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 이 네 가지 표기가 시대에 따라 바뀐 것입니다.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살펴봅시다. ❡ 포도의 한자 표기로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정사(正史), 삼국지, 대정사시대

— 《수서》 〈경적지〉에서 말하는 ‘정사’

한국어 사용자가 삼국지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 보려고 하면 절대로 피할 수 없는 두 글자가 있으니 바로 ‘정사’입니다. 삼국지 팬덤 용어로 정사란 대체로 서진 사람 진수가 지은 역사책 《삼국지》를 가리키는데, ‘정사 삼국지’보다 그냥 ‘정사’가 더 활발히 쓰이고 있으니 마치 진수가 《정사》라는 책을 쓴 듯합니다. ❡ 삼국지 팬덤에서 정사正史는 ‘정사 삼국지’의 단순한 줄임말이 아니라 상당한 가치판단을 담고 있는 표현입니다. 특히 한자로 ‘바를 정正’을 써서인지 ‘올바른 역사’ 비슷한 의미로 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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