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안10년 봄 정월, 업에서.
“거기 지팡이 좀 줘 봐.” ❡ 여느 때라면 손에서 지팡이를 놓기 싫어하고 이유를 캐물었을 진궁이 웬일로 오늘은 말대답 없이 순순히 내놓았다. 조조는 주머니에서 장식품을 꺼내 지팡이 손잡이에 끼웠다. 동으로 만든 물고기 조각이었다.1 ❡ “선물이야.” ❡ 진궁은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 ❡ “오늘 무슨 날이에요?” ❡ “그냥, 기분 좀 풀라고.” ❡ 조조가 보기에 진궁은 지난번에 몰래 들어온 아이들에게 봉변을 당한 뒤로, 좀 심하게 말하자면 넋이 나간 것 같았다. 허도許都에서처럼 업현鄴縣에 새로 지은 사공부에 별채를 내어 옮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