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포스트

한나라 황실의 비처녀 논란

— 생산력 vs. 처녀성

이 글의 제목은 ‘한나라 황실의 비처녀 논란’입니다. ‘한나라 황실’과 ‘비처녀 논란’의 조합이라니 아雅가 써 놓고도 정말 어색합니다. (애초에 ‘비非처녀’라는 말부터 도대체 이게 뭔가 싶지요.) 하지만 서브컬처의 여성 캐릭터가 동정, 소위 ‘처녀’인지 아닌지를 가지고 논란씩이나 하는 남덕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남덕들은 남자가 동정인 여자를 선호하는 것이 남성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라고 주장하고 이 본능의 존재를 우주의 법칙처럼 받들기 마련이지요. 이런 남덕들에게 고대 중국 한나라를 상상해 보라고 한다...

‘손랑’과 ‘주랑’, 두 미인의 엇갈린 운명

— 주랑周郎의 변천사

삼국지 세계관에서 이름을 날린 이인조를 꼽는다면 ‘단금지교’로 유명한 손책과 주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총각지호’로 이들의 어린 시절 인연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 손책과 주유는 재능과 인품뿐만 아니라 미모도 출중했습니다. 역사책 《삼국지》 본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손책의 사람 됨됨이는 얼굴이 아름답고 유머감각이 뛰어났으며 활달한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사람을 부리는 데 능해서, 병사든 민간인이든 일단 그를 만나면 백이면 백 진심을 다하고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다.1 ...

생성형 AI의 한시 해설 실력은?

— 天陰不雨, 하늘이 어둡되 비는 오지 않을 때

다들 잘 아시다시피 동아시아 고전 문학에서는 경서나 고사를 많이 인용합니다. 이런 인용문을 전거典據 혹은 전고典故라고 합니다. 전고는 중고등학교 때 배운 고전 문학의 대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관동별곡〉입니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 정철, 〈관동별곡〉(1580) ❡ 여기에 등장한 “급댱유汲長孺”는 급암汲黯이라는 인물의 자字입니다. 급암은 《사기》 권120 〈급정열전〉과 《한서》 권50 〈장풍급정전〉에 나오는...

한나라 벼루의 크기와 모양

잘 알려져 있듯이 한나라 사람들은 펜과 잉크가 아닌 붓과 먹물로 글씨를 썼습니다. 먹을 갈아서 먹물을 내기 위한 도구가 바로 벼루입니다. ❡ 흔히 벼루라고 하면 네모난 돌의 윗면을 파서 오목하게 만든 모양을 떠올립니다. 아래 그림은 가장 전형적이고 간단한 벼루의 형태입니다. ❡ 과연 한나라 사람들도 이렇게 생긴 벼루를 썼을까요? 이 글에서는 다양한 유물을 참고하여 한나라 벼루의 모양을 알아보겠습니다. ❡ 우선, 한나라의 서적과 문서를 통해 필기구의 크기를 가늠해 봅시다. 아래의 그림은 전한시대 폐제 해혼후의 무덤에서 출토된 대...

손견이 땅에 그림을 그린 까닭은?

— 畵地成圖, 땅에 지도를 그리는 행동의 의미와 평가

《삼국지》에서 손견은 “반동탁연합”에 참가해서 원술의 지원을 받아 동탁군과 싸웁니다. 손견은 전투에서 화웅의 목을 베고 큰 승리를 거두었지만, 원술은 손견을 모함하는 말을 듣고 군량 운송을 중단합니다. 다급해진 손견은 급히 원술을 찾아가서 직접 따집니다. ❡ 손견은 밤중에 달려와 원술을 만나서, 땅에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세우며 말했다. ❡ “제가 몸을 돌보지 않고 분연히 나선 까닭은, 위로는 국가를 위해 역적을 토벌하고 아래로는 장군 가문의 사적인 원한을 위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동탁에게 혈육을 잃은 원한도 없지만 싸우...

궁형은 정말로 사형보다 치욕스러운 형벌이었을까?

고대 중국의 역사책 《사기》에 관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종종 두렵습니다. 대화가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그놈의 궁형 타령, 지겨운 고자 이야기에 고여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 역사책 《사기》를 언급하면 꼭 저자 사마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사마천이 언급되면 꼭 궁형宮刑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여기서부터는 안 좋습니다. 궁형이 언급되면 고추 달린 남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고추가 잘리는 궁형이 남성에게 있어 얼마나 치욕적인 일인지 열변을 토합니다. 이럴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궁형이 사형보다...

1 2 3 4 5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