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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욱은 과연 병으로 죽었을까?

순욱의 죽음은 대개 “빈 찬합” 밈으로 유명합니다. 이것은 소설 《삼국연의》 61회에 나온 것이고, 역사적으로는 《후한서》 본문과 《삼국지》 주석 《위씨춘추》에서 순욱이 “빈 그릇”[空器]을 받고 음독자살했다고 기록된 데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 한편, “정사”에 따르면 순욱이 “병사”했다는 주장도 많이 보입니다. 정말일까요? “정사”를 살펴봅시다. ❡ 순욱은 병이 들어 수춘에 머무르다가 근심으로 인해 죽었다. [彧疾留壽春,以憂薨] 《삼국지》 위지10 〈순욱전〉 ❡ 위 문장을 보면 순욱이 수춘에 머무른 까닭은 병이 들었기 ...

순욱의 ‘기이한 겉모습’

《삼국지》는 《한서》의 전통을 이어받아 미남에 관한 기록이 풍부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남을 표현하는 말도 더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그중에서도 ‘기(奇)’와 ‘이(異)’입니다. ❡ 현대한국어에서도 ‘기이한 재주’와 같은 말은 종종 쓰지만, ‘기이한 용모’라고 하면 왠지 그렇게까지 긍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미남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특징이 크게 두드러지는 외모를 연상하는 일도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의 〈도겸전〉 주석을 읽고서 도겸을 미남이 아니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습니다....

한대 여성의 이름과 자 (보충 2)

— 4년 뒤의 보충

허평군, 곽성군, 왕정군, 탁문군 등 ‘군’이 붙은 여성 이름인명은 당대 유행인가요, 혹은 일종의 존칭처럼 인명 뒤에 ‘군’이 따로 붙은 것인가요? 한 무제의 이부 누이 수성군은 봉호가 확실한 듯한데 왕정군은 이름이 정군이라 해서 헷갈려 여쭤봅니다. 조금 더하자면 이것이 현대 중국 가수 등려군과 관련이 있을까요? ❡ 전에 〈한대 여성의 이름과 자〉에서 《한서》의 여성 인명과 《후한서》의 여성 인명을 비교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한서》에서 군君으로 끝나는 인명의 사례를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 탁왕손의 딸 문군文君, ...

원소가 치른 “6년상”의 진상은?

고대 중국에서는 1년이라는 기간을 어떻게 인식했을까요? 우선 나이를 세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중국에서 언제부터 나이를 만으로 세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한나라 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나라 사람들은 몇 년 전까지의 한국에서처럼 한 살로 태어났고 달력으로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을 먹었습니다. ❡ 왜 이런 방식으로 나이를 세었을까요? 나이를 만으로 세려면 태어난 날짜를 알아야 하고, 또 매년 그 날짜가 언제 돌아오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당시의 달력 보급 상황을 상상해 보면, 아마도 모든 사람이 자기 생일...

한나라의 똑똑한 여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나라 때 여사女士의 기준은 어떠했나요? 남성 지식인과 대등하거나 그보다 뛰어난 역량을 증명해야 여사로 인정받았는지, 혹은 그보다 덜해도 ‘여자치고는 똑똑하네’라며 여사로 간주했는지 궁금합니다. ❡ 우선 “여사女士”라는 표현 자체는 한나라 때까지 흔히 쓰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이른 시기에 나온 용례는 《시경·대아·생민지습》 〈기취〉의 마지막 구절인데, 이것은 훌륭한 아내를 주어 남자의 대를 잇게 하겠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여성 지식인을 가리킨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 외의 경서나 제자백가 서적에서는 “여사”를 찾을 수 없고, 한...

삼국지 정사와 연의의 삼고초려 비교

— 《삼국연의》 호칭어 노트 07

나본이 역사책 《삼국지》를 소설 《삼국지통속연의》로 개작할 때 특히 많이 각색된 인물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제갈량을 빠뜨릴 수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 〈제갈량 vs. 주유, 누가 깃털 부채의 원조인가?〉라는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제갈량의 전형적인 아이템으로 통하는 윤건(綸巾)과 우선(羽扇)부터가 연의의 시대에 부여된 설정입니다. ❡ 이런 각색은 연의에서 제갈량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삼고초려 이벤트에서도 나타납니다. 보통 삼고초려라고 하면 유비가 제갈량을 극진히 받들어 모시는 모습을 상상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미지가 연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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