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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보다 우월한가, 아니면 존귀한가?

— 여성혐오의 두 가지 버전

얼마 전 〈한나라의 똑똑한 여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포스트에서 주나라와 한나라의 남성 지식인들이 각기 여성의 똑똑함을 어떻게 보았는지를 간단하게 비교해 보았습니다. 여기에서는 한나라 이후의 사례를 추가로 살펴보면서 한나라의 특징을 좀 더 상세히 파악해 보겠습니다. ❡ 아무래도 현대인에게 익숙한 여성혐오 패턴은 이것입니다. ❡ [남자는 우월하고 여자는 열등하다] 전제: 여자는 원래 남자보다 지성이 부족하다. 결론: 그러므로 여자는 남자의 다스림을 받는 비천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 여성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성의 지...

면류관과 승여

— 후한시대에 황제를 상징한 사물은?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The Crown》은 영국 국왕 엘리자베스 2세의 생애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crown이라는 단어의 기본적인 의미는 왕관입니다. 그런데 crown은 단순히 왕관이라는 사물을 가리킬 뿐만 아니라 국왕의 지위, 혹은 국왕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입니다. ❡ 이런 용법을 환유법이라고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환유법이란 ‘어떤 사물을, 그것의 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낱말을 빌려서 표현하는 수사법’을 말합니다. 한국어의 경우 국회의원을 ‘금배지’라고 부르는 예를 꼽을 수 있고, ...

‘황건적’ 말고 그냥 ‘황건’이라고 말해 보기

20년 전 아(雅)의 본체가 대학에서 교양수업을 들을 때의 일입니다. 정확한 맥락은 기억나지 않지만, 토론 중에 대략 누구나 인정하는 절대악의 예시로 “황건적”을 거론한 수강생이 있었습니다. 그때 “황건적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낡은 관점이다, 중국에서는 ‘황건기의’라고 높여 부르기도 한다” 하고 반박했던 기억이 납니다. 삼국지를 잘 알던 때가 아니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이미 삼국지 덕후의 자질이 잠재했던 것 같습니다. ❡ 2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 “황건”이라는 두 글자를 단독으...

한나라의 붉은 깃발에는 과연 “漢”이라는 글자가 있었을까?

한나라를 나타낼 깃발을 고민하다가, 마왕퇴한묘 1호 무덤에서 나온 칠기 무늬를 바탕으로 君幸食(군행식)이라는 글자를 넣었습니다. 한나라를 상징한다고 하면서 왜 漢(한)이라는 글자를 쓰지 않았을까요? 그 까닭은 아(雅)가 한나라에 그런 깃발이 있었다고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중국 전국시대나 삼국시대 등을 배경으로 한 고장극에서는 군대의 깃발에 나라 이름이나 장수의 성을 커다랗게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거의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깃발의 모습이 과연 당시의 실제 상황에 부합했을까요? ...

순욱은 과연 병으로 죽었을까?

순욱의 죽음은 대개 “빈 찬합” 밈으로 유명합니다. 이것은 소설 《삼국연의》 61회에 나온 것이고, 역사적으로는 《후한서》 본문과 《삼국지》 주석 《위씨춘추》에서 순욱이 “빈 그릇”[空器]을 받고 음독자살했다고 기록된 데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 한편, “정사”에 따르면 순욱이 “병사”했다는 주장도 많이 보입니다. 정말일까요? “정사”를 살펴봅시다. ❡ 순욱은 병이 들어 수춘에 머무르다가 근심으로 인해 죽었다. [彧疾留壽春,以憂薨] 《삼국지》 위지10 〈순욱전〉 ❡ 위 문장을 보면 순욱이 수춘에 머무른 까닭은 병이 들었기 ...

순욱의 ‘기이한 겉모습’

《삼국지》는 《한서》의 전통을 이어받아 미남에 관한 기록이 풍부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남을 표현하는 말도 더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그중에서도 ‘기(奇)’와 ‘이(異)’입니다. ❡ 현대한국어에서도 ‘기이한 재주’와 같은 말은 종종 쓰지만, ‘기이한 용모’라고 하면 왠지 그렇게까지 긍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미남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특징이 크게 두드러지는 외모를 연상하는 일도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의 〈도겸전〉 주석을 읽고서 도겸을 미남이 아니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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