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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AU. 비싼 술의 가치

— 세 사람, 20세기 버전.

순욱은 장교가 휠체어에서 포로를 안아 들고 침대로 옮겨 앉히는 동안 테이블에 놓인 술병을 연다. 임무를 마친 장교가 문 옆으로 물러나자 순욱은 침대로 다가가서 포로의 머리에 눌러 씌운 두건을 벗긴다. ❡ 포로 진궁은 숨을 들이쉬자마자 강한 향기에 아찔해졌다. ❡ “……순욱? 순 실장 맞나?” ❡ 이 향의 주인이 세상에 둘일 수 없으니 대답을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 “어떻게, 아니, 뭐 하러 왔어?” ❡ 순욱은 건조하게 대답했다. ❡ “술을 좀 먹이려고.” ❡ 진궁은 의아해했다. ❡ “보통은 같이 마시자고 하지 않나?” ❡ ...

외전. Z의 역설

정월 첫째 날 새벽부터 등을 밝히고 종을 울리면서 힘차게 새해를 시작한 조조는 뭔가 허전했다. ❡ 신년을 맞이하면서 빠뜨린 것이 없는지 다시 한번 손가락을 꼽아 가며 점검했다. 하나, 오장을 튼튼하게 해 주는 오신반도 먹었고, 둘, 전염병을 막기 위해 날계란 한 알도 삼켰고, 셋, 악귀가 못 들어오도록 복숭아나무 목판에 신도와 울루를 그려서 문에 거는 것도 큰애들에게 시켰고, 넷, 산조山臊1를 쫓아내기 위해 마당에서 폭죽에 불을 붙이는 것은 작은애들이 더 신났고… ❡ 엄지부터 하나씩 접으면서 검지, 중지, 약지까지 네 가지를 ...

외전. 은그릇과 콩잎장아찌

— 《전삼국문》의 조조 파트를 읽다가 어이가 없어져서…

진궁은 자기 앞에 놓인 밥그릇 바깥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밥알을 씹기만 했다. 조조가 보기에 오늘 진궁은 왠지 말을 많이 할 기분이 아닌 것 같았다. 물론 자기가 거기 맞추어서 눈치를 볼 필요는 없었다. ❡ “있잖아, 고孤가 구리 그릇으로 밥 먹는 거 본 적 있어?” ❡ 진궁은 약간 뜸을 들였지만, 조조의 뜬금없는 물음에 당황한 탓은 아닌 듯했다. 서두르지 않고 입안의 음식을 삼킨 뒤에 억양 없이 대답했다. ❡ “공公이 쓰시는 그릇 재질은 자세히 안 봐서 모르겠는데요.” ❡ 조조는 뾰로통해졌다. ❡ “주인을 모시고 살면 관심...

초혼의 효과

하나. ❡ 많은 삼국지에서 순욱은 “아! 승상께선 이제 내가 필요없으시구나ㅠ!”하며 곱게 자결하지만, 글쎄… 나는에 나오는(수많은)죽은 사람들 중 유일하게 순욱만 악귀가 되었을 것 같다. 삼톡순욱은 그렇다. [https://twitter.com/superpink89/status/1591833658553688071](https://twitter.com/superpink89/status/1591833658553688071) ❡ 둘. ❡ 후한 시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죽은 자가 산 자에게 해를 끼친다고 믿고 두려워했지만 설마 순욱...

개작 1-1. 자살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려서

조조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조조가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는 동안 진궁은 꿇었던 무릎을 세우고 일어났다. ❡ “이만 나가서 목에 칼을 받고 군법을 밝히겠습니다.” ❡ 조조도 그것이 정답임을 알았다. 하지만 정답을 순순히 따른다면 조조가 아니다. ❡ 때마침 조조의 머릿속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 ”법을 밝히겠다면 왕도에서 형을 집행해야겠어.” ❡ 조조는 자신의 천재적인 발상에 만족했다. 진궁을 살려서 허도로 보낼 좋은 구실을 얻었다. ❡ ”궁宮이 듣기로 장수가 군대를 이끌고 나오면 임금의 명령도 안 들을 수 있다고 ...

삼국지의 바탕, 후한 황실의 향

— 환제의 계설향, 영제의 한건녕궁중향, 헌제의 황금향로

‘삼국지’에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요? 전란의 시대인 만큼 피와 땀이 가득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높으신 분들은 인민의 사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궁중에서 아름다운 향을 즐겼습니다. ❡ 농민들이 노란 두건을 두르고 무장 봉기를 일으키게 될 만큼(184년 황건기의) 혼란스러웠던 당시를 흔히 ‘환령지말’이라고 부릅니다. ‘환령’이란 ’환제’와 ‘영제’를 가리킵니다. 후한 왕조의 마지막 세 황제가 환제(재위 132-168), 영제(재위 168-189), 그리고 헌제(재위 189-220)입니다. 공교롭게도 세 황제 모두 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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