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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오(吳) 지역에 관하여

한대의 오吳는 《사기》 〈화식열전〉과 《한서》 〈지리지〉에서 손꼽는 장강 동쪽의 대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래된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춘추 시대에는 오왕 합려, 전국 시대에는 초나라의 춘신군 황헐, 서한 때는 오왕 유비劉濞가 작정하고 전국에서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을 불러모아 세력을 키웠던 것입니다. 바다에서는 소금이 나고, 장산에서는 구리가 나며, 세 강과 다섯 호수에서 풍부한 산물이 나오는 부유한 지역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 중앙 정부에서는 이렇게 지역의 지배자가 세력을 키우는 것을...

10. 조조가 좋아한 음식은? [🔒 무료 미리보기]

남북조의 책 《안씨가훈》을 읽다가 뜬금없이 〈위무사시식제魏武四時食制〉라는 글이 인용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위무魏武’는 위 무제 조조를 가리키고, ‘사시식제四時食制’는 사계절의 음식 제도라는 뜻이니까 조조가 쓴 제철 음식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조조가 음식에 관한 글도 썼나 봅니다. 사실 놀랍지는 않습니다. 조조가 뭔들 안 썼겠어요… ❡ 혹시 〈사시식제〉가 책으로 남아 있는가 해서 《수서》 〈경적지〉에서 검색해 보니 나오지 않았습니다. 책으로 이루어질 만큼의 분량이 아니었거나, 아니면 수대에 이미 소실되어 버렸던...

제갈량 vs. 주유, 깃털 부채의 원조는?

— 동진 《어림》, 북송 《적벽회고》, 원대 《격강투지》의 기록을 종합하여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유능하고 부지런하고 충성스러운 관료로 나왔다면, 《삼국연의》에서는 제갈량에게 어느 정도 세속을 초월한 신선스러운 이미지를 덧붙였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런 면모는 사륜거, 학창의, 윤건, 백우선과 같이 범상치 않은 아이템에서도 드러납니다. 이것들은 《삼국지》에 나온 것이 아니고, 《삼국연의》에서 등장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삼국연의》가 최초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 한편, 제갈량 하면 떠오르는 깃털 부채가 원래 주유의 아이템이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 설은 얼마만큼의 진실을 담고 있을까요? 이 글...

🐶 강아지 이름 짓기

예전에 이런 트윗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 기린+파랑, 바람+까망, 번개+빨강, 용+밤색, 서리+하양, 사자+누렁처럼,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동물의 이름을 지을 때 비유+색깔 패턴이 흔했던 것 같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자 《서경잡기》에 서한 문제의 명마 이름으로 자연류紫燕騮[제비+검붉은 말], 녹리총綠螭驄[용+희푸른 말]이 나오네요. https://t.co/ZeeogmnL2I https://twitter.com/chiclix/status/1256753239980044288 ❡ 당시에는 《서경잡기》에 나온 여러 이름을 보고 추...

조적과 다른 역적들

— 《삼국연의》 호칭어 노트 05

예전에 ‘삼국지’를 기반으로 창작된 작품을 읽을 때 조조를 ‘조적’이라고 칭하는 것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한자를 병기한 경우는 보지 못했지만 대략 조씨 성을 가진 역적[曹賊]이겠거니 하고 짐작했습니다. 딱 보아도 연의에 나올 것 같은 표현이라서, 《삼국지》 원문을 읽기 시작할 때는 굳이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안 나오는 말일 테니까요. (정말 안 나옵니다.) ❡ 그리고 한두 해쯤 지나서 결국 《삼국연의》에까지 손을 대게 되었고… 마침내 본문을 검색해 보니 ‘曹賊’이 23건 나왔습니다. 옛날에 추측한 것이 맞...

《삼국연의》에서 살펴본 차의 기능

향香과 차茶는 당대 이래로 문화인의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삼국연의》도 그 이후에 나온 작품인 만큼, 당시의 지식인에 속하는 저자와 편자들도 (최소한 《삼국지》의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보다는) 향과 차에 익숙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소양은 《삼국연의》에서 열심히 싸우는 무관들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의에서는 문관 역시 등장하며, 그 중에서도 소수의 모사들이 책략을 써서 전투의 향방을 결정하는 장면은 특히 신비롭게 묘사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제갈량이 사마의에게 사용했던 공성계를 들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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