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안12년 봄 2월, 순우에서 업으로 가는 길에.
교섭에 실패하고 나온 장료는 진궁을 실은 수레로 다가가서 문을 살살 두드렸다. ❡ “선생, 료遼입니다. 잠시 열어도 괜찮겠습니까?” ❡ “이번에도 장군이셨나? 바람이 들게 해 주면 나야 고맙지.” ❡ 장료는 봉인을 뜯고 수레의 뒷문을 열었지만 다음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진궁도 평소의 루틴과 다른 점을 곧 눈치챈 것 같았다. 해가 져서 어두워졌으니 여느 때라면 병사 한 명이 즉시 그를 끌어내어 업고 전사傳舍1에서 정해 준 방으로 들어갔어야 했다. ❡ “무슨 일 있구나?” ❡ “송구하지만…” ❡ “전사에서 나한테 줄 ...